유럽을 누비며 깨달은 역사와 문화의 교훈동독과 서독,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경계에서
이원복의 여행 이야기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깊은 역사적 통찰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유럽 각국을 여행하며 겪은 다채로운 에피소드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특히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차이를 비롯해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친 사건들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이원복은 1975년 독일로 이주해 약 9년 반을 거주하며 유럽 각지를 여행했다. 당시 학생들은 높은 기차 요금으로 인해 차량을 공동으로 이용하며 여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여행의 불편함 때문에 결국 200달러에 첫 차를 구입했는데, 이 차는 폐차 직전 상태였고 10만 킬로미터 이상을 주행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 차를 타고 유럽 각국을 누비며 약 7,000킬로미터를 여행한 그는 차량의 잦은 고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험을 쌓았다. 특히, 독일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를 찾아가는 도중 길을 잘못 들어 동독 경찰의 제지를 받는 사건은 냉전 시기의 긴장을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는 두 개의 프랑크푸르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이 아닌 프랑크푸르트 안 데어 오데르 방향으로 가려다 경찰과 대면하게 됐다.
그러나 동독 경찰은 위압적인 외모와 달리 벌금을 깎아주는 등 학생의 사정을 이해하며 관대하게 대처해줬다. 그는 동독 경찰이 서독 경찰보다 인간적인 면에서 더 나았다는 기억을 남겼다.
그의 여행 경험은 단지 유럽에 머물지 않았다. 1989년 소련 여행에서는 당시 모스크바의 어두운 분위기와 사회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직접 경험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면서도 무엇을 파는지 모르는 모습이나 과도한 종업원 수로 인해 비효율이 드러나는 식당의 풍경은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는 사회주의가 모두 잘 살자는 이상적 사상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정보와 권력을 독점한 소수에 의해 부패와 붕괴로 이어졌음을 강조했다. 소련의 붕괴가 1990년대 초에 일어난 것도 이러한 체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설명했다.
한편, 불가리아에서의 기차 여행 경험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체제적 차이를 극명히 드러냈다. 그는 기차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12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상황을 겪으며 사회주의 국가의 비효율성을 체감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외교관의 아들이 자국의 역사에 대해 깊이 알고 있었던 일이 있었는데, 이는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개인의 품격과 존중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국에서도 한 초등학생이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또래들에게 존경받았던 사례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역사를 아는 것이 타문화와 소통하고 존중받는 중요한 방법임을 일깨웠다. 그의 여행담은 여행지의 명칭과 관련된 흥미로운 고찰로도 이어진다.
독일을 원래 명칭인 도이칠란트로 부를지 간단하게 독일로 부를지에 대한 논의나, 프랑스를 불란스, 영국을 유나이티드 킹덤으로 부르는 방식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한 명칭 선택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여행 중 겪은 에피소드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주제들을 더 깊이 탐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원복의 여행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각국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함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특히,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단지 타인을 존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도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여행이 단순한 관광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타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는 길이 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다. 원본 기사 보기:내외신문 <저작권자 ⓒ 월간 기후변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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