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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역사-현대 금융 시스템의 복합성과 연결성에서 발생하는 위험①

고대 금융 시스템의 기원과 발전 과정 (바빌로니아, 그리스, 로마)
중세와 근대 금융의 변화 (종교적 영향, 상업 금융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3/08 [09:48]

금융의 역사-현대 금융 시스템의 복합성과 연결성에서 발생하는 위험①

고대 금융 시스템의 기원과 발전 과정 (바빌로니아, 그리스, 로마)
중세와 근대 금융의 변화 (종교적 영향, 상업 금융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3/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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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금융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오래된 경제 활동 중 하나이다. 금융의 역사는 인류의 경제 활동이 시작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바빌로니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에서 금융 활동의 흔적이 발견된다.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발견된 설형문자에는 대출, 이자, 신용 등의 개념이 명시되어 있다.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는 이자율의 상한선을 규정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금융 행위가 이미 고대 사회에서 제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고대 금융 시스템은 농업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초기의 금융 행위는 농민들이 곡물이나 가축을 대출하고, 수확 후 이를 이자로 갚는 형태였다.

 

그옛날은 곡물을 대출하고, 수확이 끝난 후 일정량의 곡물을 추가로 갚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바빌로니아에서 대출 시 곡물의 수확량에 따라 상환 금액이 결정되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고대 금융 시스템의 중요한 발전 중 하나는 귀금속의 등장이다. 초기에는 곡물이나 가축이 주요 거래 수단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금, 은 등 귀금속이 화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금과 은은 희소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해주었다. 이에 따라 고대 금융 시장에서는 귀금속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나 무역 금융이 활성화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이르러 금융 시스템은 더욱 정교화되었다. 그리스에서는 개인 상인들이 귀금속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고, 무역금융이 발달했다.

 

로마 제국에서는 상인들이 무역에서 발생한 수익을 기반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귀금속을 이용한 담보 대출이 일반화되었다. 로마 시대에는 정부 차원의 금융 시스템이 등장했다. 로마 정부는 채권을 발행해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 세금 수입을 기반으로 재정 정책을 시행했다.

 

중세 시대에는 종교가 금융 시스템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금융 활동에 대한 윤리적 규정을 강화했다.

 

기독교에서는 고리대금업을 금지했으나, 유대인 상인들은 이자 수취가 허용되었기 때문에 유럽의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슬람교에서는 '리바'(이자)를 금지했기 때문에 이슬람 금융은 이자를 받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발전시켰다.

 

중세 후기에 들어서면서 유럽에서는 무역이 활성화되고, 상업 금융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 제노바, 피렌체 등에서는 대규모 무역 금융이 발전했다.

 

은행업이 본격화된 것도 이 시기였다. 메디치 가문은 은행업을 통해 유럽의 금융 시장을 지배했고,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금융 시스템은 급격히 발전했다. 17세기에는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ank of England)이 설립되었고, 정부의 채권 발행을 통해 전쟁 자금을 조달했다. 18세기에는 주식 시장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가 열렸다.

 

산업혁명 이후 금융은 산업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급격히 팽창했다. 은행은 산업 자본에 자금을 공급하며,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을 통해 공장과 기계를 도입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주식 시장은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는 중요한 경로가 되었다.

 

20세기 들어 금융 시스템은 글로벌화되었다. 1970년대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되면서 변동환율제가 도입되었고, 금융 시장은 자유화되기 시작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금융 시장은 글로벌 자본의 중심지가 되었고, 금융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파생상품, 선물, 옵션 등 복잡한 금융 상품이 등장하면서 금융 시장은 급격히 팽창했다.

 

그러나 금융 시스템의 팽창은 새로운 위험을 초래했다. 1980년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L) 사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금융은 성장의 동력이지만, 금융 위기는 경제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금융의 구조적 문제....위험의 복합성과 연쇄 작용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는 구조적인 복합성과 상호 연결성에서 비롯된다. 현대의 금융 시스템은 다양한 금융 상품과 시장이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금융 기관들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한 곳에서 발생한 충격이 연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전형적인 사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증가에서 시작되었다.

 

금융 기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 자산으로 한 복잡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거래했고, 이러한 파생상품은 전 세계의 금융 시장에 퍼져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화되면서 파생상품의 가치가 폭락했고, 금융 기관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상호 연결성 때문에 미국의 위기가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되었다. 미국의 금융 기관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외국계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었고, 유럽과 아시아의 금융 시장도 붕괴 위기에 처했다.

 

현대 금융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복합성과 불투명성이다. 파생상품,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복잡한 금융 상품들은 일반 투자자는 물론 금융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조가 복잡하다. 이러한 복잡성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증가시킨다.

 

금융 기관의 상호 의존성도 문제다. 대형 금융 기관들은 서로 대규모 거래를 통해 연결되어 있으며, 한 금융 기관의 부실이 다른 금융 기관으로 전이되기 쉽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촉발했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 기관들은 일제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실물 경제의 위기로 이어졌다.

 

금융 시스템의 복합성과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금융 위기의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금융 상품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금융 기관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금융 시스템의 과도한 복잡성을 줄이고, 금융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 시스템은 현대 경제의 핵심 인프라이며,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금융 시스템의 복잡성과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금융 위기의 위험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금융의 혜택과 위험이 공존하는 현대 금융 시스템에서는 금융의 안정성과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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