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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6 [20:16]
요즘 새만금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고 따라붙는 말이 있다. “이제는 지체하면 안 된다.” 맞는 말이다.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상하다. 왜 그 말의 결론은 늘 카지노인가.
최근 전북발전연합회는 새만금에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광, 문화, 동북아 거점이라는 익숙한 수사가 다시 등장했다. 문제는 이 말들이 너무 오래, 너무 자주 실패한 개발 정책의 변명으로 사용돼 왔다는 데 있다.
도박장은 비전이 아니다. 패배 선언에 가깝다. 냉정하게 말하자. 카지노는 지역 발전의 아이디어가 고갈됐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 드는 카드다. 제조도 안 되고, 산업도 안 되고, 사람이 모이지 않을 때 “일단 돈부터 돌게 하자”는 유혹이다. 이것은 도약이 아니라 항복이다.
새만금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질문은 사라지고, “그래도 카지노면 뭐라도 되지 않겠느냐”는 체념만 남았다. 정책 실패의 원인을 묻지 않은 채 결과만 급히 봉합하려는 태도다.
도박은 산업이 아니다. 중독이다.
오픈 카지노는 단순한 관광시설이 아니다.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도박장이다. 이 점은 분명히 말해야 한다. 도박 중독, 가계 파탄, 범죄 증가, 지역 공동체 붕괴, 지역 이미지 추락. 이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통계와 현실의 문제다.
강원랜드를 떠올려보자. 지역경제가 살아났는가. 그렇지 않다. 돈은 카지노로 빨려 들어갔고, 빚과 절망은 지역에 남았다. 도박은 돈을 벌게 하지 않는다. 돈을 빼앗는다. 그것도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서.
카지노 옹호론자들은 말한다. 사람이 모이고 자본이 모인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머물 사람인지, 그 자본이 지역에 남을 돈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카지노에 모이는 것은 일자리를 만들러 오는 사람도, 삶의 터전을 꾸리러 오는 기업도 아니다. 돈을 잃으러 오는 사람과, 그 돈을 흡수하는 자본이다.
새만금의 실패를 감출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카지노가 아니라 정직한 평가다. 왜 산업단지는 비어 있는가. 왜 기업은 오지 않는가. 누가 책임졌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카지노부터 들이겠다는 것은 실패 위에 더 큰 실패를 덧씌우는 일이다. 도박으로 지역을 살리겠다는 발상은 이제 멈춰야 한다. 새만금은 대한민국 최대의 국가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그 종착지가 도박장이라면, 이는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책 전체의 부끄러운 결말이다.
미래가 막힐 때마다 도박을 꺼내 드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 개발은 사람을 살려야지, 사람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묻고 싶다. 정말 새만금은 도박 말고는 선택지가 없는 곳인가. 그렇다면 문제는 새만금이 아니라, 그 정책을 설계하고 방치해 온 사람들이다. <저작권자 ⓒ 월간 기후변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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